코로나19 위기극복 숨은 기업 ‘웃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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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기계설비업 20년 ‘한우물’
코로나19 감염병이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빠뜨린 지도 어느새 반년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준비된 방역체계를 바탕으로 이 사태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를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국제표준화하려하고 있다. 그 바탕에는 뛰어난 통신망, 신속한 진단이 가능토록 한 진단키트 기업, 그리고 숨은 활약을 선보인 기계설비업체들이 있었다. 지난 15일 기자가 만난 보건의료 전문 기계설비업체인‘웃샘’도 그 주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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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감염병 전문기업으로 맹활약
지난 1999년 설립된 ‘웃샘’은 지금까지 약 20여년을 보건·의료 전문 기계설비분야 한우물만 고집해 온 뚝심있는 기업이다.
회사 설립 초기 TAB(공조설비 한 분야), 설계, 검증 등의 분야로 사업을 영위했던 ‘웃샘’은 지난 200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뢰로 국내 최초의 BL3 실험실을 설계, 시공하면서 감염병 대응 전문기업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BL3’란 생물안전 3등급 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메르스나 사스, 코로나19와 같은 수준의 감염병에 대한 연구활동이 가능한 곳을 뜻한다. 발병 시 성인 30%가량이 사망할 수 있는 병균을 다루는 설비다.
특히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탄저균 사건은 생물학적 테러를 대비하기위한 생물안전 시설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2002년 월드컵이라는 대형 국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던 우리나라 각 지자체들은 앞다퉈 BL3 구축에 나섰고, 이는 웃샘이 보건·의료 분야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로 다가왔다.
이후 국제결핵연구센터, 경북가축위생시험소, 경남축산진흥연구소, 충남가축위생연구소, 국립여수검역소,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 질병관리본부 특수실험동, 연세의료원 등 전국 공공기관과 의료원 등에 설치된 BL3 프로젝트의 절반 이상을 직접 수행하며, 이 분야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외 보건의료 지원도 한 몫
웃샘의 20년 노하우는 해외에서도 빛났다.
지난 2005년 러시아 연해주 데카스트리 오일터미널공사에 참여하면서 해외진출의 물꼬를 텄던 웃샘은 2007년 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ODA(공적개발원조)사업에 동참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을 꾀할 수 있었다. ODA사업의 첫 성과는 2008년 몽골중앙수의연구소다.
이명식 대표는 “ODA사업을 통해 이뤄낸 첫 성과가 몽골중앙수의연구소여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라며 “이곳은 아직까지도 몽골에서 유일한 BL3 시설이며, 이번 코로나19 대응 시 몽골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 감회가 더 새롭다”고 말했다.
웃샘은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필리핀, 미얀마, 동티모르 등의 가축전염병, 결핵 등의 병균을 취급할 수 있는 BL3를 ODA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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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샘 직원이 음암병실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
‘이동형 음압캐리어’로 도약 꿈꿔
하지만 BL3 시장으로만은 회사 성장에 한계 있었다.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변화가 필요했다. 해서 선택한 것이 ‘이동형 음압캐리어 개발’.
메르스가 유행했을 당시, 환자 수송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감염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동형 음압캐리어를 착안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캐리어 생산에 투입되는 자재와 제품 성능에 대한 검증에도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돼야만 했다. 제품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기업부설연구소에 대기업 출신 연구인력을 채용하고,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제품 개발에 나서게 됐고, 그 성과가 지난해 완제품으로 탄생하게 됐다.
당시만해도 이 제품이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효자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지 못했다.
웃샘은 코로나19 이후 지방의료원과 보건소, 소방청, 해경 등에 이동형 음압캐리어를 600여대 공급하면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극복에 일조하게 됐다.
단순한 매출성장의 기회가 아닌 국가방역체계(K-방역)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실제로 이명식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중기부, 충남도, 질병관리본부 등이 업체 간담회에 초대하는 단골손님이 됐다.
웃샘은 ODA사업을 통해 해외로도 이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준비없는 회사는 오래 가지 못해”
이러한 변화와 성장이 가능했던 데는 ‘준비없는 회사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이명식 대표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이명식 대표는 “순간 순간 어려움이 있을 때도 많았고, 당장 매출에 대한 유혹도 많았다”며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활동에만 매진하는 것은 그 끝이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장의 매출 확대보다는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관리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직원 간 결속력은 회사 성장의 큰 밑거름이 됐다.
웃샘에는 아주 특이한 스포츠 리그가 있다.
골프, 볼링, 족구 등 3개 종목으로 이뤄진 이 리그에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3개 구단이 구성돼있고, 이들은 매월 상금 100만원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된다.
리그 운영은 직원과 임원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그러한 성과가 하나 하나 쌓여 ‘스마트 멤버, 스마트 컴퍼니’를 꿈꾸는 지금의 웃샘이 존재할 수 있었다.
이명식 대표는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웃샘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준비해왔던 과정이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출처 : 기계설비신문(http://www.kmecnews.co.kr)